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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z    그냥 모든것이 2019-08-28 00:04

그냥 모든것이 그대로인 채로 달력에 표시된 연도만 계속 바뀌는 느낌이다.

내가 20대가 아니게 된 어느순간부터는 나이를 정확하게 세는것이 싫었고 제대로 인지하는것이 싫었다.

누군가가 물어보면 어중간하게 대답했다. 나란 사람은 작년에 말하고다니던 나이에 익숙한 것 같다. 늘 호기롭게 말해보지만 틀린 숫자를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그런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정정해주는것을 좋아하더라. 참 피곤하게들 사는것 같음. 뭐든 1년에 한번씩 바뀌는 걸 애써 기억하는 건 참 어렵다.

늘 짧은 길이를 유지하다 한번씩 길렀다가를 반복하는 내 머리도 그렇고

(최근에 들어서야 나는 머리카락을 길게 기를수 없는걸 깨달았다. 영양이 끝까지 가질 않아서 머리끝이 너무 상해 결국은 잘라내길 여러번이었다)

보아가 데뷔할때 즈음 부터 좋아했던것 같은데 벌써 데뷔 19주년이라는것도 거짓말같다.

늘 짝사랑을 하거나 금방 헤어지거나 섹스파트너를 구해서 만나다가도 또 헤어지고. 솔직히 그것도 이제는 다 지겹다.

만나는 당시에는 너무 좋지만 헤어질때즈음부터 그 이후의 감정소모가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사람을 쉽게 만나지 않는다. 다가오거나 다가가거나 둘다 참 어려운 일이다.

난 아직도 플라토닉한 사랑을 믿는다. 한눈에 반하는 일 따위가 일어나길 바란다. 손과 손에 붉은 실이 이어져있다고 한다는 이야기나, 후광이 비치더라 하는 마법같은 이야기들을 믿는다.

아픈 사람들을 돌볼 때에는 진심으로 그들의 회복을 바라고, 늘 세심한 마음으로 돌아본다. 늘 따스한 마음. 웃는 얼굴. 다정한 말 한마디. 그런것들에 스며나오는 진심을 알아주더라.

감정을 숨기지 않으려고 한다. 기쁘면 진심으로 기뻐하고, 슬플때는 정말로 슬퍼한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과감히 내려놓기도 하고, 화가 날때는 화도 낸다.

하지만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표현 할 줄 몰라서.

그리고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낼때면 사회적인 위치에서의 내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늘 질타받았다. 이래서는 안된다. 저래서는 안된다. 안되는건 또 왜 그리 많은지.

내 정신연령은 15세 즈음에 머물러있는듯 하고. 애정결핍은 아직도 나아지지 않았다.

누가 주기적으로 와서 프리허그라도 좀 해줬으며 좋겠다. 예전부터 누구든 살을 맞대로 한참을 꽉 안아주는게 참 좋았는데 요즘은 그걸 통 못했다.

손톱을 물어뜯는 걸 보면 유아기 정도에 멈춘걸까. 예뻐질 생각이 없는 내 짧은 손톱을 볼때면 참 나도 어지간하다는 생각이 든다.

J를 보지 못한것도 벌써 여러해이다. 문자로는 간간이 안부를 서로 전하며 보고싶다 만나고싶다 힘내자 말하지만 그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보지못해도 늘 예전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일까. 모습보다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한다. 순수한 마음. 순수한 웃음. 즐거움. 우리가 나누던 그런 감정들.

도시는 참 빠르게 돌아간다. 핸드폰 2년 약정, 3년약정, 쓸만하다 싶으면 고장나서 결국은 바꿔야하는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 폰도 그렇고.

적응해보려 애쓰지만 녹아들지못하고 애쓰기만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 이상 더 어떻게 열심히 살아야하는지도 잘 모를정도로. 참 지겹도록 가난함에 허덕이는 인생이다.

세상은 그냥 모든것이 너무 빠르다. 멈추지않고 그냥 흘러가버린다.

시간이라는 것은 잡을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스며들지도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것이기에 자연스레 원숙해짐을 바랄수 없게 되었다.

나 자신은 충분히 자랄수가 없었다. 내 나름 죽을힘을 다해 기어가고 있지만 겨우 1센티 자리를 옮긴 달팽이처럼 모든것이 나는 참 느리다.

혹 내가 태어나며 죽기전까지 이루어야하는 과업 같은게 있을까.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겟다.

좋아하는 일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난 아직도 싫어하는것만 잔뜩 골라내놓았다. 마치 멍들거나 골은 복숭아를 골라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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