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언니랑 좀 말다툼이 있었나보다.
아파트 잔금 치룬거 은행 영수증 원본이랑 본인 신분증을 가져와야
열쇠를 넘겨준다고 했나본데
아빠가 월요일에 병원에 시술인데
일단 사진만 틱틱 찍어서 올려놓고 이걸로 일단 진행하라고 했단다.
그래놓고서는
언니가
요즘 세상에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서 일 봐주는데가 어딨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다 말해놨는데, 다 해주기로 했는데 어쩌고 하면서
아빠가 막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더란다.
그래서 언니가 좀 빈정 상했나보더라. 목소리 크게 말하면 그냥 다 되는줄 안다고.
한참 언니가 불평불만 하더라.
몸이 아픈건 아픈거고, 아니 무슨 내가 일 안봐주면 도대체 어떡할려고 나 이렇게 맘상하게 하냐고
지금 매번 ktx 표 끊어대는것도 진짜 너무 힘든데.
이제 매번 돈 받는거 안하고 100만원씩 모이면 아빠한테 돈 달라고해서 정산받는다.
치료시작하고 나서 지금 다섯번 받았다. 기차비만 500만원.
이번에 뭐 사고나서 돈이 좀 남았는데 그거 기차비에 보태라고 하더라며 언니 완전 분통터져함.
계속 아파트 잔금도 그렇고, 운동하는거 어쩌고 그런것도 그렇고
하여튼 큰소리 치면 다 이기는 줄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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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막 이야기하길래 내가 한참 들어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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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그냥 들어줘라. 그냥. 어쨌든 간에.. 언니니가 생각하는것보다 아빠 진짜 얼마 안남았을수도 있다.
그냥 나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아 그냥 그때 이야기 들어줄걸. 한번 더 알아봐줄걸 하는 날이 오면 어떡하노.
아빠 이번에 혈전색전증 생겼다고 했잖아.
라고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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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엄마가 찌꺼기 생긴거라고 하던데?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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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라. 그거 이해하기 쉬우라고 그렇게 설명한거고.
그거. 피가 뭉쳐서 피떡 생기는건데. 뭉쳐서 그냥 붙어있는걸, 녹이는 약을 지금 쓰고 있는건데
피떡 생긴게 갑자기 탁 떨어져서 뇌에 가서 붙으면 뇌경색, 심장에 붙으면 심근경색 뭐 그렇게 되는거다...
엄마는 그냥 찌꺼기 생긴거다. 라고 되게 별거 아닌거처럼 이야기하지만 솔직히 책에는 예후가 안좋다고 되어있다.
솔직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라서 더 겁나는거다. 심장혈관은 막히면 죽잖아...
암치료 하는 중간에 그거 생기면 생존기간이 확 준다고 아예 논문에 나오더라...
그냥 암치료만 했을때 담관암 췌장암이 6개월에서 8개월 산다고 하면
이렇게 중간에 혈전증 색전증 이런거 생겨버리면 진짜 짧은경우에 14주더라...
언니야. 14주면 내년 2월이다.
길면 4월이고.
생각해봐바 지금 12월이잖아...
암치료했을때 5년 생존을 완치라고 보거든... 근데 나는 솔직히 3년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드라.
1년? 많이 생각해도 1년 2년이다.
(작년4월쯤에 진단받고 급하게 영양에서 포항내려오고 부산 내려오고 서울올라가고 그랬기때문에
난 그냥 이 모든걸 아무것도 해결 못하고 인사도 못한채 아빠가 돌아가시게 될까봐 그게 너무 무서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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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그냥 할말 있는거 같으면 다 들어줘라.
지금 아파트 잔금이고 뭐그 어쨌든 그런건 차츰 이야기 하면 해결될 일이잖아.
우리한테 남은시간이 진짜 얼마 없을수도 있다...
아빠는 본인 몸이 아프고 하니까 짜증이 나겠지. 그리고
물론 언니 니말도 맞다.
당장 아빠가 월요일 시술 들어가서 못 깨어날수도 있는 일이다.
아파트 잔금 뭐 영수증 보내주고
아빠가 갖고있는 빚이랑 아파트랑 각종 예금이랑 계좌 비밀번호 그런거 다 알려달라고 하는것도 중요하다.
근데 아직 자기 살아있는데, 자기 죽고 나서 일부터 걱정하니까 그게 서운한거겠지...
재산 뭐 그거 솔직히 얼마나 되서. 사과농장 그깟거 우리 솔직히 관심도 없잖아.
엄마랑 작은고모랑 유진이랑 세명이서 짓는다고 하면 그냥 그러라고 할것 같은데.
근데 아빠는 서운했겠지...
내같아도 좀 서운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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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이야기 듣더니 막 울었다.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니 막 눈물이.... 지난주에 나 보는 줄.
그래 2월달 쯤이더라.
어떻게 딱 14주 세는데 2월달 내 생일 근처냐.. 참나...
난 진짜 3년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제 곧 4월이 다가오는데
모르겠다. 그때까지 버텨줄지도.
두달전보다 복수도 많이 찼고, 얼굴도 많이 부었고 (다른사람같음) 다리에 부종도 심하고 (함요부종)
혈전색전증도 생겨서 이제는 심장외과 진료도 보고있고.
체외담관액 라인 빼놓은것 지난번에도 막혔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또 막혀서.
왠지 내 느낌인지는 몰라도 막히는 텀도 짧아지는 것 같고.
그래도 항암제가 표적 항암제라서 좀 잘 듣는것 같긴한데 난 솔직히 불안불안하다.
모든것이. 참 위태롭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 안정을 찾은 내 멘탈도
혈전증 색전증이 뭔지도 모르는 언니한테 설명을 해줘가면서
저런이야기를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눈물 한방울 안흘리게 되는 나도 참 이상하지만
(물론 앞전에 달력으로 14주 세면서 너무 많이 울었기때문에)
모르겠다.
참 모든것이 안정된듯 고요한데
이게 참 폭풍전야 같은 기분이 들어서. 또 너무 무섭기도 하다.
매 순간 히스테릭하게 반응할 아빠를 옆에서 계속 챙겨줘야하는 엄마가 제일 힘들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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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울었다
yz